악랄가츠님의 블로그를 들러 재기 넘치는 글들을 읽다 문득 옛 기억이 떠올랐다. 제대하고 몇 년간 나만 꾸는 줄 알았던 그 유명한 ‘군대 악몽’.
두 번 다시 꾸고 싶지 않은 꿈.
정말 세상에서 제일 기분 나쁜 꿈.
꾸고 나면 며칠간 찝찝한 꿈.
꿀 때 마다 실제인 듯 착각하게 되는
정말 리얼한 꿈. ㅎㅎ
도대체 군대라는 곳이 얼마나 내 무의식에 깊이 뿌리 내렸길래... 시험 보는 날 아무 것도 공부하지 않은 나 자신을 발견하곤 패닉에 빠지는 그 ‘시험 악몽’을 발 붙일 자리도 없게 저만치로 쫓아버렸을까... 지금은 꾸지 않지만 그 때 생각만 하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.
사실 그 군대악몽을 새삼 다시 떠올리게 된 건 얼마 전 TV를 보던 중이었다. tvN의 남녀탐구생활이라는 정말 재미있는, 가끔은 나도 모르게 찔리는.... 그런 프로그램을 보던 중이었다. 국군의 날 특집으로 방송되는 남자의 군대생활 이야기가 어찌나 재밌던지...ㅋㅋ 정형돈은 남녀탐구생활을 위해 태어난 ‘화신’같았다. ㅎㅎ
그 군대악몽 장면을 보며 박장대소하던 와이프 왈,
‘오빠(아내는 아직 날 오빠라 부른다.), 정말 저런 꿈 꿔?’
‘어. 아마 군대 다녀온 남자들은 다 그럴걸?’
‘정말? 진짜 웃긴다. 완전 코미디다 코미디....’
‘야, 남자들에겐 코미디가 아니야. 악몽이지 악몽.... 너희 여자들은 그렇게 안 당해보고 살아 서 그래... 이씨...’
물론 마지막 말은 못했다. 난 소심하니까.ㅎㅎ 내심 궁금해진다. 여자들이 가장 많이 꾸는 악몽은 뭘까? 백화점에서 몇 군데 둘러보지도 못했는데 문 닫는다는 음악이 나오는 꿈?ㅋㅋ
정말이지 남녀탐구생활 작가와 프로듀서에겐 세상에서 가장 멋진 말로 칭찬을 해 주어야 할 것 같다. 거기에 더해 프로그램을 백만 배 맛깔스럽게 만들어 주시는 성우 누님. 정말이지 그 무미건조한 톤의 나래이션은 마약 보다 중독성이 강한 최강의 쾌락을 준다.(내가 마약을 해 봤냐고? 그런 건 묻지 마라. 대답하기 곤란하다.)
새삼 구구절절 이렇게 프로그램 얘기를 하는 건. 이렇게 훌륭하거나 꽤 괜찮은 프로그램들이(물론 저급의 선정적인 것들도 있지만) 방영되고 있는데도 천문학적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tvN의 참담한 실정이 생각나서이다. CJ쪽에서 발생되는 천 몇백억 되는 적자의 1등 공신이 tvN이라니 그 규모가 참 어마어마하다.
한나라당과 보수 언론들이 그토록 갈망하고, 열망하던 케이블채널 종편이라는 것이 무엇인가? tvN에 보도기능만 들어가면(쉽게 말해 뉴스프로그램 몇 개만 편성하면) 그게 종편이다. YTN 인수해서 죽 쑤는 프로그램들 날리고 번쩍대는 연예/오락, 그저 그런 드라마 몇 개 끼워 넣으면 그게 종편이다. 종합편성채널이라는 게 별게 아니다.
그럼 이런 종편을 만들면 신문사의 미래가 활짝 열릴까? 천만의 말씀. 만만의 콩 떡이다. 한나라당이나 보수 언론에서는 이런 것을 모르냐고? 그들도 바보가 아니다. ‘보수꼴통’이라고 말할 때 쓰는 그런 꼴통은 아니란 말이다. 그들도 다 알고 있다. 모른다고 하는 게 더 이상하다. 일부에서는 이런 농담도 한다.
‘사실 조선일보나 다른 신문들도 사실은 헌재에서 무효화시켜 주길 바랬다네....’
아예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다. 조중동은 종편 채널 진출을 두려워한다. 그런데 왜 그렇게 난리냐고? 몇 가지 이유가 있다. 물론 그 이유는 내 생각이다.
1. 2, 3세들의 먹거리 찾기
우리 아버지, 할아버지들은 좋은 시절 보내셨지...... 그런데 우리는? 점점 신문 보는 사람들은 줄어들고... 새로운 독자는 없고... 과연 10년 20년 후에도 이대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? 뭔가 다른 먹거리를 찾아야 할텐데... 그게 뭐지? 혹시 종편일까?
2.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.
아씨.... 옆집에서 되면 어쩌지? 떨어지면 뭔 망신이야... 좀 힘들긴 하겠지만 혹시나 걔네가 잘되면 우린 어쩌나... 열심히 하기도 그렇고 안하자니 불안하고... 아씨... 죽겠네...
3. 이미 콜 받고 레이즈 말았는데... 내리 배팅은 할 수 없는데...
이미 콜 받고 레이즈까지 말았는데.... 그냥 콜만 할 수도 없고.... 어쩌지? 이제 히든인데... 죽겠네... 회사 돈으로 안 되면 내 돈까지 박아야 하는데... 도대체 얼마를 박아야 하는거야... 참나.... 이거 내가 먹을 수 있긴 있는거야?
신문사들만 고민 만빵인 것은 아니다. 너무 억울해하지 말길 바란다. 청와대나 한나라당, 그리고 방통위원장이신 최시중님께서도 없는 머리털 다 빠질 지경으로 고민이실 것이다. 그 분들이 무슨 고민이시냐고? 그건 나중에 말해주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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